도대체 알 수 없는 괴이한 자켓(자세히 보면 할머니다.)과 함께 음악은 시작된다. 자칫 잘못보면 Wu라고 보이는 Dj wool의 프로듀싱, 그리고 트래픽 발매...이 음반은 이대로 조용히 묻혀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음반이다.
피아노 소리를 기대했지만 무겁고 고딕중세시대의 종소리같은 인트로가 흐른다. 나쁘지 않다. 자켓하고도 상당히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2번트랙 부터다.
킬라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앗.
듣는 순간 몸 속에서 격한 끓어오름이 느껴졌다....아니 이런 작살나는 비트를 내주다니 말이다. 거친 쉰소리의 특별한 매력이 없을 수도 있는 킬라 프리스트 랩은 그렇다 치더라도 뒤에서 하프시코드가 뛰노는 듯한 찰랑찰랑 대는 비트에 RZA의 둔탁한 드럼컷이라니...
이 음반이 나오자마자 아마존 샘플로 듣고도 오 이건 뭔가 장난이 아니다. 싶었으나 이상하게 느껴지는 자켓과 다른 음반들에 밀려 우선순위에 많이 밀려있던 이 음반이 이렇게 좋을줄이야...우탱멤버들과 함께 했다면 정말 끝내주는 음반이 되었을텐데 말이다...
조금은 단순한 3번트랙이 지나가고, 무협 영화, 드라마틱한 사운드가 흐르는 5번트랙 '드라마'가 지나가면,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단어 9번트랙 'Rise'도 너무 멋지고, 뒤에 깔리는 Wu스러운 사운드가 박살을 내주는 12번트랙 '머더 머더 앳 던'은 황혼이 깔리는 장소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이 음반에서 주로 쓰이고 있는 Dj Woool 스타일의 불협화음이다.
고딕적인 고대 성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16번트랙 '컬러옵머더'같은 트랙도주목할만하다. 뒤를 잇는 '야곱 네버 다이드'는 알랑파슨프롸젝트의 올드앤와이즈를 샘플링했다. 그리고 다시한번 킬링트랙이 등장한다. 21번 '스트릿 매트릭스'다. 엄청난 트랙들을 좀 줄였더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이런 작살나는곡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바로 이어지는 '뤼얼 랩 쉿'은 소름끼치게 깔리는 비트가 멋지다. 중간에 비트를 쪼개는 것 땜에 그다지 작살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곡 '더 갓 위드인'지금까지 쓰이지 않다가 드디어 피아노 소리가 좀 들리기 시작한다. 피아노 건반이 달빛에 흘러내리듯 깔리는게 그저 아름답다. 가끔 현악기 소리가 심금을 울리기도 하는 마지막 킬링트랙으로 이 음반은 끝이 난다.
그러고도 정말 아쉬운 건 이 음반에서의 킬라 프리스트 랩이다. 그의 랩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GZA, MZA, Tony Starks, Chef, Inspectah Deck, RZA가 출동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래도 당신의 손에 이 음반은 들려있어야 할테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