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90년대 힙합은 리얼이다. 그리고 2000년대 힙합도 명작은 많다. 그리고 2010년 칸예가 일을 저질렀다.
분명 이 앨범의 평가는 힙합버그에서 주목받기 힘든 앨범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장르.. 정말 갓태어난 아기가 엄마의 뱃속이 아닌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듯한.. 정말 아무것도 없는 하얀백지상태같은 마음으로 한번 받아드려보자.
리얼을 추구하는것도 좋다. 하지만 언제나 과거만 살수없지는 않은가?? 오늘도 살고 내일도 살아봐야한다. (아저씨 영화보는거 같네요;;)
내일을 살아보기위해 내 자신의 고리타분함을 한번 지워보고 한번은 이 앨범에 빠져보자.
난 이 앨범을 듣고 내가 얼마나 좁은 범위의 음악을 듣고 살았는지 느껴졌다. 여러장르의 음악을 말하는게 아니라 지금 2013년이 아닌 2100년의 이상을 느껴본거같다. 정말 어디 지구 밖의 외계세계의 문명을 받아드린 느낌이다. 정말 뒤통수 제대로 맞은거 같은 충격이 가시질 않는다..
이 앨범이 나오고 나서 팬들과 평론가들이 보여준 열광은 대단했다. 21세기 최고의 클래식이라는 찬사가 난무했고 웹진에서는 앞다투어 별점 다섯 개를 매겼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기만 했다.
이 앨범 속에 내가 느낄 수 있었던 새로운 것은 전혀 없었다. 내가 이 앨범에서 찾을 수 있었던 새로운 가치는 음악과 음악 외적인 것들을 연결짓는 칸예의 비범한 수완이 전부였다. 확실히 칸예는 뛰어난 프로듀서이자 뛰어난 기획자이고 뛰어난 사업가이다. 대중의 인기를 모아들일 줄도 알고 시대의 유행을 선도할 줄도 안다. 그래서 고민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앨범을 '클래식'이라고 말할 때 그 앨범의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야 할까?
이 앨범 속에 담긴 음악만으로 보면 글쎄... 이미 언더그라운드에서 숱하게 해 온 실험을 적당히 달착지근하게 가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이 앨범의 놀라운 점은 그것을 음악 외적인 것들, 이를테면 영화나 미술 같은 다른 분야의 예술과 결합시켰다는 것이다. 자본 집약적으로 변한 빌보드 시대에 최적화된 앨범인 셈이다.
시대가 달라지면 고전 혹은 클래식의 정의도 함께 달라지는 것일까?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이 앨범은 결코 클래식이 될 순 없지만 다른 기준으로 본다면 충분히 한 시대를 풍미한 클래식 앨범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음악만 놓고 봤을 때도 분명 듣는 재미는 쏠쏠한 앨범이긴 하다. 시간이 더 지나고 나면 아마 판가름이 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