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la의 결과물들은 어느것 하나 에누리없이 국내 청취자들에게 열띤 존경과 찬탄의 대상이 되어온 게 사실이지만... 이 앨범만큼은 유독 외면을 받는 것 같네요.
슬럼 빌리지나 일련의 그의 솔로작들에서 느낄 수 있는 비트의 질감은 전혀 없습니다. 듣다보면 produced by jay dee라는 문구를 자꾸만 확인해보게 되지요. 아니 이런 세상에 제이디의 손에서 이런 비트도 나올 수 있단 말인가! 저도 처음엔 적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만...
지금은 그저 참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드럼도 아니고 베이스도 아니고 키보드도 아닌 알 수 없는 소리들이 마구 춤을 추며 '이런 것도 힙합'이라고 틀을 잡아 곡 하나를 끌고 나가는데... 와 정말... 요새 빌보드를 오르락내리락는 소위 클럽쉿이라 싸잡아부를 수 있는 비트들보다 훨씬 더 야하고 진하고 퇴폐적이에요. 정말 뭐라 설명할 수가 없네요.
커먼의 일렉트릭 서커스는 그나마 커먼의 이름값이라도 있으니, 난해하다고 외면받는 와중에서도 간혹 주목하는 청취자들이 생기곤 하는데... 이 앨범은 여전히 찬밥 신세가 아닌지... 알레스에서도 쌩까고 더 이상 수입 안 하는 것 같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