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titled Document
|
 |
|
 |
|
 |
stay81 | 2011-08-27 01:20| 리뷰추천수 : 1 |
  |
이 정도면 힙합이라는 범주를 훌쩍 뛰어넘은 art 그 자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말 아름다운 앨범이다. 랩과 비트와 멜로디와 스크래치가 만나 이뤄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하모니를 이 앨범을 통해 경험해 볼 수 있다.
힙합은 무조건 간지라고 말하며 총과 자동차와 여자와 돈다발만이 힙합의 간지라고 말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이런 힙합 앨범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힙합이 힙합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예술성이란 것을 획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예가 되는 앨범이다. |
| 커먼에대해서는 랩을 이해하고 음악을 알고 신에영역에 도달한 랩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것밖엔 말할 길이없습니다. 리저렉션은 명작인동시에 외힙을 본격 입문했을때 듣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나네요.. 완급조절의 완벽함, 서정적이고 죽이는비트 , 완벽한구성 가사도 최고일뿐더러 흠잡을 구석이 커먼에겐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증명한 극찬의 극찬을 아끼지않을 수 있는 앨범! |
|
 |
기본 음반이란 뭘까? 동네 꼬마도 알고 있고,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차마 집에 없다고 말하기 두려운 음반을 우리는 흔히 기본 음반이라고 부른다. 물론 기본 음반이라는 개념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얼마큼의 음반 덕후인가에 따라 기본 음반의 리스트는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이들 사이에선 도기스탈과 올아이즈온미가 기본 음반일 수 있고, 어떤 이들 사이에선 스파이스원이나 SCC가 기본 음반일 수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음반들 속으로 파고 들어갈수록 기본 음반의 범주는 계속해서 넓어지게 되고, 결국 중국 대륙 이쪽과 저쪽의 말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처럼 '기본 음반'이라는 말로는 공유할 수 없는 취향의 갭이 생긴다. 누군가에게 기본 음반은 씨디 10장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 기본 음반은 1000장일 수 있다. 기본 음반이란 개념은 그만큼 유동적이고, 때로는 정말 싸가지 없을 만큼 '기본'과 '기본이 아닌 것'을 제멋대로 나누는 위험한 잣대가 되기도 한다.
사실 기본 음반 하면 떠오르는 것은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나와 함께 이런저런 음악을 즐기던 같은 반 친구가 겪었던 일이다. 녀석이 PC 통신을 하다가 채팅방에서 음악평론가 S씨를 만났다고 했다. 96년인가 97년 즈음은 인디 밴드 열풍에 힘입어 새로운 음악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신진 음악 평론가들이 나름 유명세를 얻던 시절이었다. 그 가운데 S씨는 내가 즐겨 듣던 라디오 방송에서 한 꼭지를 담당하며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음악들을 소개해 주던 사람이라 나도 내 친구도 참 좋아했다. 친구는 채팅방에서 S씨한테 살가운 말투로 말을 걸었다고 했다. 하지만 S씨가 대뜸 한다는 소리가,
"집에 음반 몇 장이나 있어요?"
였다고 했다. 친구는 난데없는 호구조사에 깜짝 놀라 머뭇거리며 오십 장이 채 안 된다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S씨는 그 정도는 음반을 갖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고, 음반 천 장은 넘은 다음에 나랑 다시 얘기하자고 하며 채팅방을 나가 버렸다고 했다.
당시 나는 테입을 사 모으다가 시디로 갈아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테입이 이백 개쯤 되고 시디는 백여 장을 갓 넘기고 있을 때였는데 친구에게서 그 이야기를 듣자 S씨에 대한 정이 뚝 떨어져 버렸다. 어린 나이였던 만큼 나 역시 내가 듣는 음악만이 최고라는 생각에 푹 빠져 있던 시절이었는데 그런 마음으로 생각을 해 봐도 S씨가 한 말은 뭔가 좀 아닌 것 같았다. 음반 천 장을 모아야 대화가 통할 수 있는 경지란 대체 뭘까? 나는 나중에 천 장쯤은 훅 불면 날아가 버리는 정도로 여길 만큼 음반을 많이 모으게 되었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경지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제 와서 얘기지만 그 당시 S씨에게 음반 천 장이란 다름 아닌 '기본 음반'이라는 개념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어차피 음반 장 수로 밀어붙이는 허세일 따름이었다.
알다시피, 커먼의 이 음반은 아직 절판되지 않았다. 소니라는 거대 레이블에서 야심차게 찍어낸 투씨디 디럭스 에디션일 뿐이다. 음반 쪽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져서 그런지 음반을 팔기 위한 기획이 점점 돈 많은 사람들을 노리는 한 방으로 변해 가고 있다. 디럭스 에디션이나 리미티드 에디션,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이름을 단 채 투씨디 쓰리씨디 버전으로 나오는 음반들이 이제는 정말 셀 수가 없이 많다. 박스셋 역시 장난이 아니다. 엘피 미니어쳐 시리즈도 모자라 아예 그것들을 싸그리 묶어 정규작을 올킬해 버리는 초호화 박스셋도 좀 유명한 뮤지션이다 싶으면 알아서 다 나와 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인지 한대수, 신중현, 산울림, 김민기와 같은 거장들의 박스셋이 한때 쏟아져 나온 적이 있다.
좀 너무하다 싶다. 한 장씩 팔 수도 있는 것을 굳히 박스로 묶어 비싼 값에 팔아야 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고, 그냥 일반 쥬얼 케이스로 발매할 수도 있는 걸 왜 굳이 고급 엘피 미니어쳐로 만들어 음반값만 올리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물론 돈 많은 콜렉터들을 겨냥한 수작이겠지만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굳이 그렇게까지 음반을 팔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단순한 재조명이라고 하기엔 리이슈의 규모가 너무 크다. 이십 만원 삼십 만원짜리 리이슈 혹은 리마스터 버전을 보고 있자면 숨이 막힌다. 최근엔 존레논 박스셋도 나온 모양인데 11씨디에 19만원쯤 되는 값이 매겨졌다. 장당 가격으로 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건만 문제는 정규작들을 다 갖고 있어도 또 다시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리미티드 박스셋은 돈 있는 사람에게든 없는 사람에게든 정말 엄청난 유혹이다.
그에 비하면 투씨디짜리 커먼의 레저렉션 음반은 차라리 소박해 보인다. 힙합 명반을 추천할 때 반드시 꼽히는 음반이고, MCing과 Scratching의 기가 막힌 조화를 얘기할 때마다 늘 거론되는 음반이며, 갱스터랩이 대세인 시절 듣도 보도 못한 지적인 가사를 들고 나왔다는 가치를 인정받기도 하는 음반이다. 한마디로 고전이다. 이 음반에 비난을 퍼붓는 사람은 댓글로 다구리(?)를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전이 다 그렇듯 최신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탓에 결국 아는 사람만 찾아 듣게 될 수밖에 없는 음반이기도 하다. 이런 음반이야말로 재조명이 절실히 필요하며, 관심 없는 사람들 흔들어 깨우기라도 해서 억지로 들려주어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
그렇다. 사실 이 얘기를 하려고 너무 빙 둘러 온 것 같은데, 결국 커먼의 이 음반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의미에서의 '기본 음반'일 수밖에 없다. 힙합이라는 범주에 포함되는 음반은 지금껏 수도 없이 나왔지만 그 가운데서 특정 음반 몇 장이 다른 음반들을 제치고 수많은 이들에게 손꼽힌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우리야 클래식이다 뭐다 하며 쉽게 말하지만 발매된 지 16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이렇게 끊임없이 재조명되고 팔려나가며 회자되는 행운은 아무 음반이나 누리지 못하는 영광이다.
그렇기에, '기본 음반'들이 저마다의 기준으로 설정되고 또는 누락되면서 정작 기본 음반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희석되고 있는 마당에, 어찌 보면 새삼스러울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상업적인 목적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는 레저렉션 디럭스 에디션의 발매는 '겸손함'이라는 고전의 미덕을 훌륭하게 일깨워 준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음악은 정말 끝이 없다. 평생 음악만 듣다 죽어도 나는 이 세상의 음악 가운데 1%도 못 듣고 죽을 것 같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나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나 태양계 바깥에서 보면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음반을 10000장 들었든 아니면 10장 들었든, 혹은 집에 씨디가 10000장이 있든 아니면 10장이 있든, 결국 어차피 우물 안 개구리라는 점에선 다를 바가 없다. 조금 넓은 우물에 갇혀 있든 좁은 우물에 갇혀 있든 갇혀 있는 것은 똑같다. 기본 음반을 10장으로 생각하든 10000장으로 생각하든 넓게 생각해 보면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대체 몇 장쯤 갖고 있으면 될까? 십만 장을 넘기면 어떤 대단한 경지에 이르게 될까? 그 기준은 누가 정할까? 어쩌면 '기본 음반'이라는 개념 자체가 음악을 멋대로 '기본'과 '기본이 아닌 것'으로 나누는 괘씸한 선긋기일 수도 있다. 십만 장을 갖고 있든 백만 장을 갖고 있든 기본 음반이라는 틀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는 평생 음악을 숫자로만 파악하게 된다. 그건 음악 감상이 아니라 단순한 계산이고 주판질이다.
그래서, 나는 이 디럭스 에디션 앞에서 한없이 겸허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힙합이라는 장르가 지닌 매력이 무엇인지, 정말 무엇이 좋은 음악인지 말없이 웅변해 주는 이 기특하고 똘똘한 음반과 마주하고 있으면 음악에 대한 모든 잡스런 설명들과 하찮은 자기 자랑들을 모두 무시해 버릴 수 있어서 좋다.
십수 년 전의 S씨 같은 음악 평론가들처럼 음악을 오로지 정보의 양과 씨디의 갯수로만 파악하려는 헛똑똑이들을 이 음반은 아주 간단히 무릎 꿇린다. 잘 모르면 어떤가? 음반이 많이 없으면 어떤가?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듣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고자 하는 것은 음악 그 자체인가, 아니면 음악을 소비하도록 부추기는 조건들인가? 커먼의 레저렉션 음반 앞에서 우리 모두는 이 물음에 자유로울 수 없다.
집에 음반이 몇 장이 있는지 세기도 귀찮아진 요즈음, 나는 친구들과 교실 구석탱이에서 즐겁게 노가리 까며 음악 듣던, 씨디 한 장 사기 위해 야자 시간에 몰래 레코드점으로 토끼던 고교 시절을 자꾸만 떠올려 보게 된다. 그때는 정말 음악에 대해 좆도 몰랐다. 내가 듣는 것만이 최고고 나머지는 다 쓰레기인 줄 알았다. 가요 듣는 애들이 바보 같았다. 웃음만 나오는 철없던 시절이었지만 나는 그때 만큼 음악을 즐겁고 신나게 듣기 위해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기본 음반이란? 어쩌면 기본 음반은 정해진 리스트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자기가 어떤 음악에 푹 빠지기 시작하던 시절, 그 음악으로 자신을 맹렬히 끌어당기던 어떤 뮤지션들이 있었을 것이고 어떤 음반들이 있었을 것이다. 바로 그 음반들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본 음반'이 아닐까? 모든 이들에게는 자기만의 '기본 음반'이 몇 장씩 있는 것이다. 힙합을 투팍으로 시작하든 누자비스로 시작하든 릴하프데드로 시작하든 엠씨 스나이퍼로 시작하든 일단 힙합 속으로 끌려 들어오고 나면,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커먼의 레저렉션은 내 '기본 음반'이다. 나는 이 음반이 정말 좋다. 노래 가사를 해석해 보는 데에 그닥 취미가 없긴 하지만 레저렉션 음반 속 이 한 구절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녀를 만난 건 내가 열 살때였지
그녀에겐 너무나 많은 소울이 있었고 나는 그 점을 가장 좋아했어
나는 꼬마였고 그녀는 좀 구식이었지
내가 살아가는 동안 그녀가 내 곁에 있게 될 줄은 몰랐어 |
|
|
 |
doggykim : 그만큼 음반 장수가 중요한건 아니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음악을 얼마나 음악으로서 좋아하는 열정이 있느냐가 중요한것이지요. [2010-09-21] |
|
ladybug : 기본 음반이란 뭘까?라는 질문을 하셔서...개인적으로는 장르를 초월하는 음반이 기본 음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개인 정의의 문제겠죠?) 장르에 매몰되는, 장르에 의해 소개되는, 장르에 의해 이해되는 음반이 아니라 음반 그 자체로 설명되는....힙합으로 보면 루츠, 에릭비라킴, 피트락, 제이딜라 등 자체 발광하는 넘들! [2010-09-21] |
|
euronymous : 네. ^^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음반들을 들으며 특정 장르에 흥미를 얻게 되고, 그러다가 매니아가 되는 거겠지요. 일매틱, 엔터더우탱, 크로닉, 두유원모어, 돈스웻더텍닉처럼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멋진 음반들! [2010-09-21] |
|
hiphop01 : 좋은 말씀이십니다..자신의 음악듣는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되는 음반들이 기본음반들이라 생각해요..제 생각에는요..^^이음반도 그중 하나죠.. [2010-09-21] |
|
illmatic : 기본음반은없습니다 !
그냥 고정관념일뿐이죠~~ 지극히 형식적인...
하지만 기본음반이다 각기 잣대는 세울수있습니다.
그냥그런거죠. 기본음반인데 기본이아닐수가있어서말이죠 ㅎㅎ [2010-09-22] |
 |
zzuke | 2010-08-30 23:52| 리뷰추천수 : 0 |
|
흐아 느므느므 이쁘네요 @.@ 저 종이는 브로마이드 인가욧?
앨범 가지고있지만... 질러버릴까...아... |
|
ladybug : 원래 내려야 하는데...오늘 바빠서 그냥 9월 24일까지 할인! [2010-09-20] |
| |
godocan | 2010-08-30 19:57| 리뷰추천수 : 0 |
|
| 갖고 있는데 2cd때문에 지르고 싶다!!!! 일단 원래 앨범 자체가 명반이니!없으신분! 꼭 사세요~!! |
| |
see2211 | 2010-08-30 13:14| 리뷰추천수 : 0 |
|
이 앨범으로 힙합을 입문한 제게는 의미가 많은 앨범이죠.
국내힙합만을 듣고, 외국힙합을 접하지 못한 전
우연치않게 이 앨범을 손에 넣을수 있었고, 이앨범을 듣는순간...
와아..
라는 감탄사가 나온건 정말 오랜만이였죠,
조금씩 지쳐가는 귀에게 활력을 넣어준 앨범입니다.
(어떤의미로는 앨범 타이틀인 '부활'에 맞는 일이었죠.)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그의 부드럽운 리릭에 반하며 재지함을 물신풍기는...
마치 옆에서 오랜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읊어주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의 즐거운 앨범입니다. |
| 2CD가 너무 탐나네요;;;;; 갖고있는데도 2CD때문에 지르고싶다........ |
 | | | 1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