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ar Blue Skies에 '저주 받은 걸작'이라고 썼지만
이 앨범은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은 저주를 받은 앨범인 듯하다.
Clear Blue Skies야 언더그라운드 클래식이라는 훈장이라도 달고 있지만
이 앨범은 Clear Blue Skies에 가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이 앨범 역시 Clear Blue Skies에 뒤지지 않는 개작살 힙합 앨범이다.
당혹스러운 샘플링은 여전히 앨범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고
90년대식 힙합 비트에 충실했던 전작의 비트메이킹과 달리
이 앨범에서는 비트마저 한층 더 자유로워졌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멤버들의 자체 프로듀싱이 중심이지만
Oh No가 두 곡, J-Zone이 한 곡의 비트를 담당해 주었다.
근데 멤버들의 프로듀싱과 무리 없이 섞이는 걸 보면
특이한 거 좋아하는 인간들끼리는 뭔가 통하는 게 있는 모양이다.
요새 누가 이런 걸로 장사하려고 들까? 싶을 정도로
참 비타협적으로 음악하는 사람들이다.
듣는 우리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따름이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뭐 어쨌든
Clear Blue Skies와 비교했을 때 절대 꿀리지 않는 앨범이라는 걸
재차 강조하고 싶다.
아마존 들어가 보니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던데
왜 국내 수입상들은 이 앨범을 안 들여오는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