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형제가 듣고 음악을 시작하게만든 장본인들. 싸이프레스힐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앨범은 죽인다. 솔직히 얘넨 또라이같고 음악스타일도 좀 난해하다고나 할까 힙합스럽지가 않아서 내음악스타일은 아니였는데 이앨범은 시종일관 귓구멍을 파고든다. 이 앨범을 듣고 영감받은 아티스트가 몇이나 될까?
자켓 간지가 일단 청취자의 기를 죽인다.
어디로 뚫려 있는지 알 수 없는 어둠의 터널을 향해
터벅터벅 발걸음을 내딛는 검은 옷의 사나이는 바로
이 앨범을 지금부터 플레이할 나 자신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첫곡부터 마치 어둠의 터널의 입구와 마주한 듯
몽환적이면서도 불길하지 그지 없는 무드가 서서히 조성되고
한곡 한곡이 이어질수록 주술에 걸리는 듯한 몽롱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각기 다른 개성을 내뿜는 수록곡들이지만
하나같이 어둡고 을씨년스럽다. 자극적인 악몽을 꾸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모든 트랙을 힘들게 거쳐 오게 되면
마치 기나긴 암흑의 터널을 막 빠져나온 것처럼
주위 환경에 위화감마저 느끼게 된다. 난 누군가? 여긴 어딘가?
랩이고 비트고 뭐고 다 떠나서
이 정도로 완벽하게 청취자를 통제하는 음울한 무드는
이 앨범이 아닌 다른 힙합 앨범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다.
트랙 전체가 주술이고
MC들은 주문을 읊고 있다.
Cypress Hill 음반 중에 가장 최고로 꼽는 앨범으로 여태껏 들어왔던 힙합
앨범 중에 시종일관 처음부터 끝까지 호러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앨범은 못들어봤던 것 같다. DJ Muggs의 역량이 돋보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중독적인 B-Real의 코맹맹 목소리 랩핑이 잘 어우러져 일관성있는 호러힙합의 완성판 격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