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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pcs | 2013-12-04 23:35| 리뷰추천수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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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덴마크 사람인줄로만 알았는데..
히로시마 출신의 일본인이라니..크허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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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딱 이맘때 아니었을까? 노막과 디제이 덱스트림의 음반이 누자비스에 홀딱 반한 국내 '재즈힙합' 팬들을 확 끌어당기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는지, 노막과 덱스트림이 무슨 부모님의 원수라도 되는 듯 온갖 맹비난을 퍼부어대던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 내 기억으로는 2007년쯤부터였던 것 같다. 그들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었는데 9th wonder와 nicolay, illmind 같은 프로듀서를 죽도록 싫어하는 동시에 자칭 dilla나 madlib의 팬이었다는 것이다.
노막의 이 음반은 어떤 음반인가? 디제이 덱스트림의 음반과 마찬가지로 이 음반 역시 '힙합'과 '힙합이 아닌 것'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한다. 더구나 이 음반은 미국의 그 어떤 흑인음악의 전통과도 연결 짓기 힘들다. 첫곡 Anger Of The Earth를 듣고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다름 아닌 류이치 사카모토였다.
우리가 흔히 '뉴에이지'라고 싸잡아 부르는 음악들은 사실 그 이름만으로 분류되기엔 좀 억울한 감이 있다. 조지 윈스턴이나 데이비드 란쯔, 야니 같은 사람들의 음악은 어쩔 때는 재즈와 닮아 있고 어쩔 때는 고전음악 같기도 하며 어쩔 때는 빌보드 어덜트차트를 오르내리는 팝송과도 닮아 있다. 조지 윈스턴 같은 피아노 연주자들이 유명해서 그렇지 뉴에이지 뮤지션이라 분류된다고 해서 무조건 피아노만 치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뉴에이지라는 용어 역시 주로 팝과 락을 다루는 음악평론가들이 멋대로 지어낸 용어이고 보면 재즈나 힙합 같은 장르와는 달리 뉴에이지 음악은 타의로 인해 억지로 묶이고 분류된 감이 분명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류이치 사카모토는 소싯적에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라는 엄청난 3인조에서 키보드를 쳤고, 나이 먹어 좀 더 듣기 쉽고 차분한 음악 쪽으로 전향한 뒤에는 팝이든 재즈든 뉴에이지든 영화음악이든 음악계의 이종범처럼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연주를 벌여 온 사람이다. 음반 쇼핑몰에 가면 류이치 사카모토는 흔히 뉴에이지로 분류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사실 그의 지금까지의 행적에 비하면 뉴에이지라는 생뚱맞은 장르 용어는 참으로 허망하기까지 하다.
노막의 이 음반은 일본에서 수없이 찍어대는 천편일률적인 '재즈힙합' 음반과는 희한하게도 거리가 멀다. 누자비스와도 다르고 크래들을 비롯한 일군의 디제이 무리들과도 다르다. 굳이 관련을 짓자면 오히려 90년대 이후 전세계에서 불어닥친 '크로스오버' 열풍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재즈씬에서야 크로스오버는 70년대가 오기 한참 전부터 벌어졌지만 재즈 밖의 다른 분야에서, 특히 팝과 록 분야에서 크로스오버라는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별의별 음악들이 차트를 오르내리던 90년대 이후가 아닐까 싶다. 애시드 재즈나 얼터너티브 락 같은 변종(?) 음악들이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 그 영향력은 마침내 고전음악에까지 영향을 미쳐 바네사 메이나 유진박 같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나타났다. 안드레아 보첼리나 사라 브라이트만 같이 팝과 클래식 사이를 넘나드는 노래꾼들도 나타났고 이제는 슈퍼스타(?)가 된 여성 4인조 크로스오버 현악 그룹인 본드도 90년대 말쯤에 데뷔를 했다. 류이치 사카모토 역시 내가 보기엔 그런 움직임을 이끈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런데 류이치 사카모토의 영향인지, 또는 내가 모르는 다른 누군가의 영향인지 일본에는 특히 재즈와 클래식과 일렉트로닉이라는 장르의 경계를 멋대로 넘나드는 음악인들이 제법 있다. 다음 곡을 들어보자.
http://www.youtube.com/watch?v=Is2ScIVNPsw
일본인 바이올린 주자 하카세 타로의 곡이다. TV에서 하도 많이 울궈먹었으니 듣자마자 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노막의 이 음반에서 들을 수 있는 스타일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우리가 흔히 힙합 비트라고 부르는 패턴의 리듬이 노막의 음반에서는 조금 더 강조되었을 뿐, 흑인음악의 전통에서 한참 비껴나 있는 흐름을 자기 음악의 근원으로 삼는 작법은 참으로 비슷하다.
그래서 그런지 게스트 엠씨들을 초대해 랩을 얹어 마치 '흑인음악' 혹은 '힙합'인 것처럼 내보이는 몇몇 곡들은 내가 듣기엔 굉장히 어색하다. 노막의 음악은 다른 크로스오버 뮤지션들의 음악이 그런 것처럼 인스트루멘틀일 때가 가장 빛나는 것이다. 악기들이 이미 말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인간이 굳이 끼어들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노막의 이 음반은 힙합 음반일까? 힙합버그에서 파니 힙합일까? 그 어떤 흑인음악다운 맛도 느끼기 힘드니 힙합이라 하면 안 되는 걸까? 과연 이 음반에서 흑인음악다운 맛을 느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아마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 성향은 '흑인음악'이라는 것의 범주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정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물론 그 범주 역시 사람마다 다르게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답은 없다. 누자비스를 어떻게 흑인음악의 범주에 넣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사람도 난 여럿 봤다.
"메탈리카는 흑인음악이 아니잖아요!" "조쉬 그로반이 흑인음악인가요?" 이렇게 말하며 떼를 써도 소용이 없다. 각 장르에는 장르만의 '전형성'이 극대화된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이 있는 법인데 흑인음악의 전형성과 멀어도 한참 먼 뮤지션의 음악을 일부러 들이대며 흑인음악의 전형성을 흑인음악의 원칙성이나 규범성으로 경직(혹은 질식)시키려는 시도는 결국 자기 음악 듣는 귀가 좁다고 자백하는 꼴이나 다름이 없다.
장르와 장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무수한 교배와 그럼으로써 태어나는 무수한 변종들을 폭넓게 접해보지 않은 이들에게 음악 장르는 종교요 법칙일 수밖에 없다. 당대 대중음악의 모든 부분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마일스 데이비스가 있었고, 데뷔 초기엔 훵크를 하다가 나이 먹고는 펑크를 하는 괴물 같은 밴드 레드핫칠리페퍼스도 있다. 장르는 음악 구분하기 편하라고 만든 분류 기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에, 노막의 이 음반 역시 힙합이냐 아니냐 굳이 정답을 지정할 필요가 없다. 뉴에이지 힙합이라는 용어를 새로 만들 필요도 없고, 편의상 그냥 힙합 인스트루멘틀이라 부르면 땡인 것이다. 내가 저 위에서 류이치 사카모토의 이름을 들먹였던 이유는 그의 음악이 뉴에이지라고 생각하고서 노막의 음악이 그와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 아니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자리하고 있는 위치, 재즈도 아닌 것이 클래식도 아닌 것이 뉴에이지도 아닌 것이 도대체 어디에 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바로 그 위치 아닌 위치에 노막의 이 음반도 슬쩍 끼어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노막의 이 음반은 힙합이라는 작법이 바다를 건너 일본에 들어가면 어떻게 독특하게 변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사례가 된다. 이 음반 속 음악이 어떤 스타일과 뒤섞여 있고 어떤 개성을 획득하고 있는지는 미국 흑인음악의 전통만 가지고는 결코 설명할 수 없다. 이 음반은 그저 일본식 힙합의 한 부분일 뿐이고, 크로스오버라는 말을 갖다붙일 수 있다는 점에선 미국 본토의 힙합과 사돈의 팔촌쯤 되는 촌수라고 할 수도 있겠다. 힙합 역시 그 태생은 장르와 장르간의 모방과 교배, 즉 크로스오버 아니었을까?
"고춧가루를 안 쓰면 김치가 아니야!"라고 말하며 백김치를 김치가 아니라고 우길 이유가 없듯, 이 음반을 힙합이라 할 수 없다고 우길 이유는 사실 딱히 없다. 이 음반을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우리는 그 사람이 힙합이라는 장르의 범주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정해놓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장르의 전형성을 종교적으로까지 신봉하는 사람의 경우, 산성 용액을 떨어뜨린 리트머스 종이가 붉게 변하는 것처럼, 이 음반을 듣고 "이게 무슨 힙합이야!"라고 노발대발하며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몸소 증명할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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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psab337 : 상당히 공감가는 리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 [2010-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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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hild | 2009-01-22 16:56| 리뷰추천수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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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자베스와는 또다른...그 종을 확실히 달리하는...이 계열상에 확실한 족적을 남길수 있는 특별한?앨범...뉴에이지(이모)힙합???...류이치사카도토 피아노룹+힙합비트류 의 음악이라고 단순화하기엔...들어보면 분명이 다른 무엇인가가 느껴지는 따뜻함과 감성을 자극하는 et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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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bite : 아... 사카모토... 역시 그랬었어... [2010-0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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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k | 2008-09-06 02:03| 리뷰추천수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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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자주 듣게되는게...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뭐 자기전에도 듣고 걸을때도 듣고 하지만
편안한 느낌이라는것 만큼은,,,따질 필요가 없네요~ |
| 이런 스타일 너무 좋아요 ㅋ 부드럽고 감미로운 힙합의 세계로~~ |
| 이 앨범 주문해서 잘 듣고 있는데...개인적으로 괜찮은것 같습니다. 뭐 본인이 들어서 좋으면 그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 그냥 참.. 다시 한 번 듣고 생각해보고 해야겠습니다. 여러분때문이 아닌 누군가도 아닌 저 혼자 생각해보려고 자삭한 것이니 오해는 말아주세요^^ |
| 이 앨범 주문해서 기당기구 있는데...Digi 맞죠?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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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duk : K.A.I앨범도 사랑해주세욤!!ㅎㅎ 노막하고 덱스트림만 좋아하시니 섭섭함 ㅎㅎ 이거 왠지 펑키디엘,켄야,나인쓰 신보나올적에 유독 펑키디엘 신보 관심 가져달라는 제 왕따(?)같은 2번째 상황이군요ㅠㅠ 블로그에 있답니다 정말 편식은 정신건강에 해로워요 ㅜㅜ [2007-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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