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의 가치를 잘 모르는 사람에겐
울트라마그네틱 엠씨's라는 이름도
장정 넷이 포즈를 잡고 있는 자켓도
그저 촌스럽고 빈티나게 보이겠지만
이 앨범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그룹 이름도 앨범 자켓도 간지 대폭발입니다.
힙합이라는 음악이 하나의 당당한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하던 시절의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앨범입니다.
20년도 더 된 앨범이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요즈음의 음악들보다 더 신선합니다.
90년대 후반쯤에 치고 나왔던 언더그라운드 힙합 명반들이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니라는 걸
이 앨범을 들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11년인 지금에도 어디선가에서 힙합의 뿌리를 탐구하고
그것을 새롭게 재현하려 노력하는 MC들과 프로듀서들에게
이 앨범은 '마음의 고향'과도 같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귀에 들어오지 않아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한 장쯤 사 놓고 두고두고 듣다 보면
언젠가 이 앨범 때문에 가슴 한 구석이 저릿해질 순간이
찾아오리라 보장합니다.
힙합이 오늘날 현재 이렇게 굳건히 미국 팝 음악계에서 최고의 메이저 장르로 자리잡게 된 역사를 간단하게나마 잠시 살펴봅시다.
90년대 초반, 오버그라운드에서는 데쓰로우 레이블을 위시한 웨스트 코스트 갱스터 랩퍼들의 대활약에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이스트 코스트 쪽 우탱 클랜의 활약, 그리고 90년대 후반에 펍대디를 비롯한 저메인 듀프리, 팀바랜드 등등에 이어 21세기에 넵튠스로 대표되는 슈퍼 프로듀서들의 종횡무진식 활약까지...
하지만 갱스터 랩, 우탱, 슈퍼 프로듀서들의 활약으로 이어지는 오늘날 힙합의 성공의 밑천에는 80년대 말의 올드스쿨 힙합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앨범은 일견 단순해 보일 수도 있는 힙합 음악이 어떻게 오늘날 미국 팝계의 최고 메이저 장르가 되었는지를 명쾌하게 그 뿌리의 원천부터 직접 밝혀주는 그 증거품입니다.
훵키한 디스코 리듬, 통통 튀는 바운스 랩핑과 보컬의 플로우,(완벽히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음악 본연의 즐거움을 끝까지 추구한 진지한 리릭들...21세기 음악계의 최고 메이저인 힙합의 성공 원천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이 앨범에서 확인해 보세요.
어른들이 항상 말씀하시는 "옛 것이 좋았지..." 힙합 음악만큼 이 말이 어울리는 분야가 또 있을까요? 올드 스쿨의 세계는 역시 넓고 심오하며 즐겁습니다. 진정한 흑인 음악의 흥겨움에 빠지고 싶으시다면 오늘 이 음반으로 80's 의 추억에 잠겨보시는 것은 어떠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