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 처음 나왔을 때의 반응은 뜨듯 미지근했다. 아마 사람들은 이 앨범 수록곡 대다수를 만든 매드립에게 2004년 Madvillain의 영광을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 앨범은 Madvillain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온갖 소리들을 뒤섞는 비트 과학자의 모습은 없다. 쉽게 간다. '음악'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J Dilla도 Just Blaze도 마찬가지다. 여유로운 비트 위에서 M.E.D는 여유 있게 랩한다.
Dudley Perkins의 정규작에서도 보여주었듯 매드립은 항상 지저분하고 정신없는 비트만 만드는 건 아니다. 그도 따스하고 달달한 음악을 만들 줄 알며 그런 음악으로 앨범 하나를 가득 채울 줄도 안다.
MED의 라이밍도 준수했지만 이 앨범은 어쩔 수 없이 'Madvillain의 프로듀서'인 매드립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2005년이라는 타이밍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신통 찮은 반응을 얻어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 이 앨범 역시 매드립이 일구어 놓은 소중한 결과물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