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네크로도 나이를 먹었는지 뜨뜻미지근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의 포스는 가히 대단했다.
많은 이들이 네크로의 음악에 비난을 퍼붓고 돌을 던졌지만
돌이켜보면 그 누구도 네크로와 같은 음악을 만들지 못했다.
만들지 못한 것이 아니라 만들지 않은 것이라 해도 상관은 없다.
금기시되고 저질이라 불리는 것들을 네크로는 자신의 음악 속에
정말 절묘하게 녹여냈다. 그런 막 나가는 배짱에 팬들이 열광한 것이다.
더구나 단순 무식한 리듬과 기괴한 샘플링,
그리고 사악한 멜로디가 만나 만들어지는 그루브는
분명 독특한 것이었고 그 자체가 오리지널리티였다.
거기다가 거칠게 쏴 대는 네크로의 랩이 얹히고 나면
'갱스타 랩'을 넘어 '살인마 랩' 혹은
'변태성욕자 랩'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곡이 흉흉해진다.
사운드의 탐구? 음악의 뿌리?
그딴 것은 안중에도 없는 젊은 싸이코 프로듀서가 만들어낸
최고급의 호러 엔터테인먼트 힙합...이라 평하고 싶다.
앞으로 이런 프로듀서도, 이런 앨범도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