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주춤하고 있는 이유가 대체 뭘까?
21세기 초 Definitive Jux라는 레이블은 너무나도 화려하게/그리고 화끈하게 언더힙합씬을 장악했었고, 그 선두에는 단연 El-P라는 레이블의 수장이 떡 하니 서있었다.
컴퍼니플로의 해체 이후 많은 이들을 자신의 레이블로 끌어모은 엘-피의 데프젹스 초기 앨범들 하나하나는 제각각 별 4개는 그냥 먹고 들어갈 수준의 명작들이었다. Cannibal Ox의 [The Cold Vein]이나 지금 말하는 El-P 자신의 이 솔로 앨범은 초절정고밀도의 사운드가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의견은 일단 미뤄둔 채... 너무나 멋진 앨범이었고, Aesop Rock의 [Labor Days]나 RJD2의 [Deadringer] 등이 주는 감동 또한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Mr. Lif의 [I Phantom] 또한 레이블 CEO 엘-피의 손길이 닿은 초죽음을 트랙이 청자의 머리를 우지끈 놀래켜주는 작품이었고.
(아 진짜 생각만해도 가슴설레일 정도다)
(리뷰성 글이라기보단 한탄이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은데) 근데... 현재의 데프젹스 레이블은 2000년 초 시기와 비교해 범작들이 너무 많아져 이젠 필청 레이블의 축에 감히 낄 상황이 못되는 것 같다... 으윽;;
난 아직도 이 앨범을 CD장에서 꺼낼 때면 씨뻘건 표지에서부터 밀려오는 울트라개초특급 포스를 느끼고, 거칠고 난해한 사운드의 향연을 각오한다. 물론 기쁜 마음으로.
그런데 El-P의 이 앨범이 주는 앱스트랙의 미학은 언젠가부터 다시금 느끼기가 힘들어졌다.
최근 그의 작품에서는 이전만큼 막강한 포스가 없다.
미발표곡 모음집 [Collecting the Kid] 또한 크나큰 감동을 가져다주진 못했다. 재즈앨범이라 할 수 있는 [High Water]는 앱스트랙과는 다소 거리가 동떨어져 있었고...
Mr. Lif의 I Phantom 수록곡 Return of the B-Boy만한 강력한 트랙이 보이질 않는단 말이다!!!
어찌됐든... 듣는 이를 마치 전자렌지에 10분동안 넣어두고 대펴둔 생닭처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이놈의 앨범만한 마스터피스가 데피니티브 젹스 레이블에서 또다시 나오길 기원한다. 다시금 나에게 환상적인 데미지를 가져다주길 바라면서...
저는 El-P를 믿습니다...!!!!! 아우 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