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언더그라운드 힙합이 그렇듯이 이 음반도 바람의 도시 시카고에서 2013년 조용히 발매되었다. 마이크 스펙스는 이 음반에서 자신의 친한 친구 John Vietnam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애도하는 의미로 기획되었으며 진정한 힙합, 자본주의에 찌들어버린 물질 만능주의, 평화, 포용, 인간으로서의 근원적 존재의 물음, 폭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대단히 재즈스럽고 따듯한 비트위에 실어 표현하고 있다. 재즈의 도시 시카고 아니랄까봐...
1번 트랙 자신의 친구를 애도하며 천국이 다시 오기를 기원하고 있고 2번 트랙은 따듯하고 몽롱한 재즈비트위에 휴머니즘을 외치며....3번 트랙은 이 음반의 핵심으로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아름다움과 따듯함을 알린다...피아노 소리가 흘러가다 끊어지는게 귀여운 4번 트랙...자유의 소중함을 알리는 5번 트랙은...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음반을 들으며 재밌는 점은 요즘 나오기 힘든 매우 Jazz스러운 비트들의 향연인데 비브라폰이 맑게 울려퍼지는 6번 트랙은 재즈 힙합의 새로운 명반이 탄생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비가 개인 뒤 맑고 청량한 날 산책하면서 들으면 좋을 것 같은 7번 트랙도 일품...뒤에 울려퍼지는 피리소리?가 기가막힌 8번 트랙은 긴박하고 빠른 비트가 그 동안의 혹시라도 몰랐을 지루함과 뜨듯함을 단 한번에 날려버리며...그 동안의 따듯하고 밝았던 비트와는 달리 본격적인 힙합의 진지함을 토해내는 비트가 매력적인 9번 트랙은 우리가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듣는 이유이다...
진지하고 강력한 비트는 10번 트랙으로 다시 이어진다. mike spex라는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랩퍼는 마이크만 물려줘도 랩을 참 잘할 것 같은 랩퍼다...대단히 단순하지만 리얼 힙합 비트위에 노니는 그의 랩은 매우 날카롭고 시니컬하다. 12번 트랙은 영롱하게 흐르는 피아노 소리위에 둔탁한 힙합 비트가 얹혀 색다른 매력을 내는 트랙...트랙이 많은 음반이지만 한 트랙 한 트랙이 거의 버릴게 없는 음반이다.
13번 트랙에서는 경찰들의 부패와 거리의 진실을 담아 외치고...그렇게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이 음반에서 가장 죽여주는 트랙...19번 트랙 Rise Above를 만나게 된다...심금을 도려내는 듯한 구슬픈 비트에 그가 느낀 진정한 힙합과 무식한 가짜랩퍼들에 대한 신랄한 랩을 듣고 있자니...아직 언더그라운드 힙합이 죽지 않았고 앞으로도 영원할 것임에 입에서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뭔가에 홀린 것처럼 몽롱하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