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우주로 떠난다, 부디 이들의 음악에 숨막혀 죽지 않도록 조심하라....'by Nza...
2009년 한 해에 연속으로 원, 투 두번 여행을 떠난 뒤 그들은 아주 오랜만에 여행을 준비해 우리 곁에 돌아왔다. 지금 현재 지구상에서(이제는 우주라고 해도 되겠다.) 가장 아름다운 힙합을 하는 이들....켄터키, 렉싱턴 출신의 3인조, CunninLynguists라 쓰고 커닐링귀스트라 부른다. 이 모든 아름다운 비트를 책임지는 프로듀서 Kno, 냉철하고 진지한 랩퍼 Natti와 Decon이 함께 한다....
1번 트랙...이번엔 우주로의 여행을 떠난다. 우주로의 여행은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인간이 도전할 수 있는 가장 궁극의 여행이자 가장 위험한 여행이기에 여자 승무원의 안내 멘트는 부디 죽지 말라고 무사 귀환을 알리는 멘트가 나온다.
그렇게 2번 트랙이 시작된다. 마치 우주에 떠 있는 듯한 이 우주적인 비트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나올 수 있는 걸까...Kno는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해낸다. 거기에 랩퍼는 13년만에 돌아온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전설의 랩퍼인 Del the funnkyhomosapen이라니 그의 소위 짝짝 달라붙는 랩은 마치 우주 공간의 무중력처럼 자유롭다고나 할까. 이미 2번트랙부터 이 음반은 클래식이다.
전설의 랩퍼는 또 있다. 3번 트랙에 참여한 Zion I...역시 델더펑키와 함께 오클랜드 힙합씬을 뛰어넘은 살아있는 전설로써 그가 낸 2000년도 음반 'Mind over Matter'는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을 불태운 발화점이 되었다. 그의 특징인 코맹맹이 소리와 날카로운 랩핑은 시간이 지나도 무뎌지지 않았다. 비트는 느긋하며 편안하다. 마치 우주의 무중력처럼....
4번 트랙....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캘리포니아 롱비치 해변가가 생각나는 트랙...당장 79년식 링컨 컨티넨탈을 타고 이 음악을 틀며 달려보고 싶은 곡이며....드라마틱한 공연같은 5번트랙에는 최근 신보를 발표한 Greives와 역시 캘리포니아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강자인 Murs가 오랜만에 참여했고....Kno가 자주 쓰는 프로듀싱 기법인 뒤에 깔리는 스산한 여자 보컬이 매력적인 6번 트랙은 차가운 드럼과 차가운 하이햇이 매력적....우주 안에서 별을 보는 듯한 7번 트랙은 스피커 앞에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
우주 안에 조용히 퍼져나가는 건반음이 특징인 9번 트랙은 Nujabes와 함께 또 하나의 힙합 혁명을 이루었던 Substantial의 참여가 반갑고...이 음반의 킬링 트랙, 우주 안에 거대하게 지어진 성에서 흘러 나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10번 트랙은 아름답다는 말로 부족한데...연타로 이어지는 11번 트랙 Kings에서 결국 또 한번 스피커는 폭발하고 눈물은 블랙홀이 되어 우주를 흐른다....
이번 음반은 초호화 게스트를 자랑한다. 12번 트랙에서는 플로리다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뉴욕 하드코어 힙합의 왕으로 자리잡은 Celph titled와 그와 함께 Demigodz라는 명불허전 하드코어 그룹을 이끌던 Apathy가 출연해 박살을 내버리며...13번 트랙에서는 커닐링귀스트의 올드 멤버 미스터 SOS가 오랜만에 피쳐링을 해줬으며 힙합의 역사 그 자체로 기억되는 Juice Crew에서 활동했던 Masta ace까지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아들었다. 쉽게 말해서 큰 형님들이 모두 다 마이크를 잡은 것이다...
14번...Dying Breed...잠시 멈추었던 눈물은 이 트랙으로 다시 시작된다....Kno의 모든 역량이 총 동원된 비트로 우주 전체를 채우고도 모자랄 이 가늘지만 힘찬 빛의 비트는 힙합이 2014년에 가능하냐고 말하는 이들의 혀를 태워버릴 것이다...장엄하고 거룩한 비트의 15번 트랙이 끝나면 이제 점점 우주 여행이 끝나간다....해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6번 트랙...세상에서 태양이 가장 아름다울 거지만...그 태양을 넘어선 아름다운 소리는 바로 이 곡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 해본다. 천상보다 더 높은 우주에서 울려퍼지는 맑고 고운 기타소리에서 다시 한번 온 몸에 피가 도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처음에 무사 귀환을 바라는 우주 여행은 실패로 돌아가고 우주를 여행하던 자동차는 폭발하게 된다...하지만 이들의 음악과 죽어도 여한은 없으리라.....
Written by Nza...
p.s 보너스 트랙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랩을 하는 랩퍼중의 한명인 Tonedeff가 나와 깜짝 선물을 하고 간다. 울트라맨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트랙인데 그의 괴짜적인 성격과 참 잘 맞아 떨어지는 몽롱히면서도 강렬한 트랙이다...
